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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상한병에서 `분류의 관점` 에서 본 병리론적 상한론

엉거주춤춤 2014. 4. 15. 16:11

외감상한병에서 '분류의 관점' 에서 본 병리론적 상한론

 

 

들어가는 글


  내가 아는 모 약사님은 참 좋은 약사님이시다. 항상 환자 입장에서 다정다감하게 상담하고 복약지도도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하여 완벽하게 해준다. 그러나 환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 처방 1건 처리하는데 20분 전후가 걸린다. 이비인후과 처방의 3가지 약을 조제하는 데도 그렇다. 원인은 단 한가지, 약을 효능이나 제조사별로 분류하여 진열하지 않고 도매상배달순으로 무작위 나열해놓고 환자가 오면 몇 백가지 약을 처음부터 처방전과 대조하며 찾는다. 20분 만에 약을 짓는 것도 기적에 가깝게 보인다. 또, 반 이상의 환자는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으로 착각하여 그냥 돌려보낸다.

 


서론 


  우리는 환자가 약국에 왔을 때, 상한론에 나오는 탕증과 수반하는 병증을 일치시키는 작업(변증 또는 진단)을 한다. 그 방법은 사람마다 틀려서, 매우 효율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짧은 시간에 정확한 처방(변증)을 하는 사람도 있겠고 오랜 시간 동안 진단하여 처방을 하여도 정확성에서 뒤지는 처방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두 경우의 차이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상한론처방(탕증)의 분류, 배열 방법의 차이에서 생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론Ⅰ 

 

1. 분류의 문제
  질병의 진단은 일련의 분류(상한론 처방군)중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이루어진다. 이 분류(classes)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분류는 유사성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또 어떤 부류에 속한 구성원(처방명)들은 모두 하나의 어떤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 분류에는 다음과 같은 실용적 효과가 있다.
 ① 사물들은 잘 배열되어 있을 때 다시 찾아보기 쉬우며
 ② 다른 사물과의 관계로 보여준다.
 또, 분류를 잘 해 놓으면
 ③ 사물의 존재질서를 알 수 있게 한다.

 

 분류에는 두 종류가 있는 데 하나는 인위적 분류(antifical classification)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적 분류(natural classification)이다.

 

1-1 인위적 분류
  우표를 모으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우표를 분류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고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우표가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면, 찾아보기 쉬운데, 이것은 인위적 분류를 하는 것이고, 인위적 분류는 유용성에 근거하고 있다. 우표를 다시 찾아보는 일은 하나의 진단과정(변증)에 비견할 수 있다.

 

1-2 자연적 분류
  분류에는 이러한 실용적 이유 이외에 이론적인 면도 있다. 과학의 목표는 실용적인 이익에만 목표를 두고 있지 않으며, 자연의 이해(understanding) 에 있고, 흔히 얻어지는 실용적 이득은 이차적인 것이다.
  자연계의 사물 사이에는 어떤 유사성이 있고 이 유사성에는 어떤 기초가 되는 패턴이 있다. 정식 분류학적 접근법에서는 여러 각 개 그룹을 모아 조직화하고 체계적 시스템을 만들고저 하며, 이 분류 작업을 통하여 자연의 이해에 도달하고저 하는 것이다.

 

2. 인위적인 필요성에서 출발한 상한 처방의 분류는 어떤 미리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어 탕증을 배치할 것을 요구한다.
  자연적인 분류에서는 그러나 전체를 보고, 질병현상전체를 고려하여, 전반적인 유사성을 도출하고저 한다. 자연적 분류는 자연의 존재 질서를 패턴화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본론Ⅱ. 상한론에서의 처방의 분류방법(행태)

 

1. 탕증 암기 투약법
  각 처방을 분류하지 않고 특정 처방들의 증을 암기한 후 거기에 해당하는 환자 방문시 맞추어 약을 준다.  환자 방문시 마다, 특정환자의 증이 내가 알고 있는 증 중에 어느 것인가를 스크린 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처방과의 비교(유증감별)도 전혀 불가능하고 주먹 구구식 변증 방법이다.

 

2. 전통적인 분류법(이도상한론, 현대한방강좌)
  각 처방을 계지제, 마황제 등 주 효능 약제별로 분류하여 처방한다.기상충이 있으면 계지제군에서 처방을 찿고 담음 환자는 백출제 복령제 군에서 찿아보며 신양허 환자는 부자제 군에서 스크린을 한다.  환자 중심이 아닌 의자 중심의 분류로, 예시된 분류법 중 인위적 분류에 속한다. 책에서 처방명을 찾아 보는 것은 효과적이나 환자 임상 시에 증상변환에 대처하기 어렵고 지극히 교과서적인 분류이다.

 

3. 6경병적 분류법
  각각의 증상을 양병 이나 음병으로 나누어 각각의 양병, 음병을 병사의 위치(표,리,반표반리)에 따라 3가지 씩으로 나누어 처방(탕증)을 배속하며, 외감 환자 방문 시 환자의 현재 병의 상태를 6경(태양병,소양병,양명병,태음병,소음병,궐음병)에 배속하여 치법(발한법,화해법,공하법)을 선택하므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병의 진행과정을 예측하거나 앞으로의 예후를 파악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이 방법은 인위적인 분류법과 자연적인 분류법을 반 씩 섞은 것이다.

 

4. 병리론적 상한론 분류법(6경에 배속하되 병리를 따져서 분류)
  육경병 중 같은 부류(classes)에 속해도 병이 발생된 원인에 따라 각각 다른 탕증군에 배속한다. 즉 구고,인건,목현증상(소양병 제강)을갖춘 같은 소시호탕(소양병증)증 이더라도 상한론 중 태양中, 태양下, 소양, 양명, 차후 의 소시호탕의 병리를 각각 따져서 차별화된 소시호탕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세분화된 분류를 이용하면 현재 소시호탕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체질의 강약, 정기의 성쇄, 병이 생길만한 오치의 과정이 있었는지 등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되고 병의 전체적 흐름을 일관성있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완전한 자연적인 분류법으로 병의 발생 진행, 변화과정의 질서를 패턴화하여 보여주게 된다.

 


결론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 과정을 통하여 상한론 처방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우를 따져보았다.
  몇 가지 탕증을 암기하여 활용하는 방법부터, 병의 시작과 중간과정 귀결단계까지 따져볼 수 있는 병리론적 상한론 분류법까지 보았는데 이와 같은 고찰과정을 통하여 강동공부방의 '병리론적 상한론 변증법'과 전통적 '육경변증법'이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다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참고문헌 :
1. 이도상한론 - 이승길
2. 한의학과 (서양)의학에서 질병현상의 이해와 의학적 접근법; 통합을 위한 고찰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교실 교수 이홍규

 


출처 : 상한론연구회 원문보기 글쓴이 : k1010610